사업보고서, 재무제표가 눈에 잘 안 들어 온다면?
간혹 이런 질문들이 저에게 들어옵니다.
"재무제표 공부를 몇달째 하고 있어요. 그런데 여전히 숫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제가 재능이 없는걸까요?"
"사업보고서를 읽으라고 하셔서 열심히 읽고 있는데 아무리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솔직히 졸리기만 하고 무슨소리인지도 모르겠어요.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이 외에도 이와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이건 너무 당연합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서 새롭게 배우고 탐구할 때 공통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디자인을 보는 안목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외국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요? 악기 연주는 어떻게 잘 해야할까요? 재무제표 보는 법이나, 사업보고서 읽는 것이 익숙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떤 분야에 대입해도 비슷한 질문과 뻔한 답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이 읽고, 보고, 듣고, 쓰고, 노출돼서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습니다"라는 대답입니다.
뭐든지 읽으면 바로 이해하고, 한번 보고 들은것은 바로 기억하는 정도의 천재는 드뭅니다. 저도 평범한 사람이구요. 태어날 때 부터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를 편안하게 읽은 것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무리 봐도 무슨 소리인 줄도 모르겠고, 모르는 것은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읽었습니다. 어떤 것은 한번 찾고 이해와 기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기억과 이해가 될 때까지 수십번 찾아가면서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계속 보다보니 사업보고서도 그렇고 재무제표도 그렇고, 심지어 차트까지도 다 자동으로 눈에 익어버렸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르는 것은 반드시 이해를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알게되는 것을 점점 파고 들어가면서 근본적인 것 까지 이해를 하고 넘어가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눈과 귀에 익숙해지도록 자주 들여다 보는 것이 효과를 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정파로 공부를 하면서 막힘 없이 이해할 정도가 되었다면 그 다음이 응용 단계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기본이 되고 나서 응용과 기교의 단계로 넘어갑니다. 나중에는 나만의 창조적인 방법도 만들 수 있고 여러가지 변칙과 기교도 부릴 수 있게 됩니다. 기본을 소홀히 하고 기교 부터 부리려고 하면 안됩니다.
여러가지 질문에 뻔한 답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만, 달리 왕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공부하실 때 회독 공부법이라는 것을 씁니다. 책을 통으로 1회독, 2회독, 3회독으로 반복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나가다 보면 처음에는 어려웠던 것들도 하나씩 익숙해집니다.
디자인 보는 안목을 높이려면 멋진 디자인을 자주 보면 됩니다. 외국어를 잘 하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어렸을 때 부터 외국어에 노출을 시킵니다. 그냥 학원에서 한두시간 배우고 나오는 수준이 아니라 눈을 뜨면 영어가 흘러나오고, 잘 때까지 영어에 노출되어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악기 연주? 그것도 너무 당연합니다. 많은 연습량에 노출될수록 연주를 더 잘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죠. 어떤 분야든 안 그런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0점 수준에서 98점이나 99점 수준까지는 누구나 많은 노출과 노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99.99점과 99.98점 사이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고 여기서는 재능이 개입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투자를 통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이지, 투자 올림픽에 참여해서 800만 투자자 중에서 1위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무언가 한번에 얻어 내려고 하기 보다는 시간을 갖고 꾸준히 점진적으로 얻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처음에는 다소 더딜지라도 어느 기점을 지나면서 모소대나무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도끼 한자루를 주면서 한시간안에 나무를 베어 보라고 시키면 45분간 도끼 날을 가는데 시간을 투자할 것이라는 링컨의 이야기. 4년 동안 거의 자라지 않지만 5년째부터는 하루에 30cm씩 자라는 모소 대나무의 이야기.
모소대나무는 4년간 겨우 3cm 남짓 자란다. 5년째 부터는 하루에 30cm씩 폭발적으로 자란다. |
한명의 투자자가 성장하는 이야기. 하나의 종목을 발굴해서 수익 실현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이런 것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빨리 무언가 얻어내려고 무리 하지 마세요. 쉽게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자재로 투자하며 멋진 성과를 내는 투자자들도 처음에는 긴 시간 동안 실력을 다지고, 이리저리 헤매며 배우는 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서술한 이야기는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이런 제 생각이 당연히 진리도 무조건 정답도 아닙니다. 다른 좋은 생각이 있으시면 그 노하우를 댓글로 공유해 주셔도 감사합니다.
2021년 4월 5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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