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자료 큐레이팅의 매너와 불펌논란
요즘 투자관련 텔레그램 채널이 정말 많습니다. 개설하기도 쉬워서 정말 많은 채널들이 새롭게 개설되고 있습니다. 채널은 많은데 컨텐츠는 여러 채널에서 돌고 돌다 보니 불펌 논란이 슬슬 생기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불펌이 아닌데 불펌한 것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양심의 가책도 없이 다른 사람이 생산한 컨텐츠나 큐레이팅 한 자료를 불펌하며 운영되는 채널도 있습니다. 심지어 불펌 채널 중에서는 채널 구독자를 상대로 회비를 받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회비를 받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나, 돈을 받는 만큼 컨텐츠 저작권을 확실히 지키거나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펌이 아닌데 불펌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
제가 몇번 컨텐츠를 불펌했다고 오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불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채널에서 올라온 자료를 '복사 - 붙여넣기'를 해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텔레그램에 있는 정규 기능인 Forward 기능을 이용해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위의 화면은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있는 글을 '출처를 남기고' 가져오는 모습입니다. 해당 메시지를 포워드 해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채널에 있던 글을 제 채널로 가지고 온 모습입니다. 불펌을 한 것이 아닙니다. 포워딩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글의 상단에는 'Forwarded from 블라블라채널'이라고 원글이 올라왔던 채널 이름이 뜹니다.
저는 많은 채널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채널을 보다가 좋은 컨텐츠가 있으면 이런식으로 포워딩하여 제 채널에 큐레이팅하여 소개합니다. 메시지 상단에 해당 컨텐츠의 출처가 딱 박혀 있습니다. 게다가 텔레그램에서 제공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원래 컨텐츠를 올렸던 사람이 자신이 올린 컨텐츠가 어떻게 확산되고 있는지 추적하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처가 남는 정상적인 포워딩을 '불펌'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며칠전에도 다른 채널의 운영자께서 제가 자신의 글을 불펌했다고 비토하는 글을 올리셨습니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그것은 불펌이 아니고 정상적인 포워딩이었습니다. 되레 7천 분이 넘는 분이 보고 계시는 제 채널에 글이 소개 되었기 때문에 그 글의 출처를 보고 해당 소형 채널이 소개가 되는 홍보효과가 있었습니다. 고마워 하셔야 할 부분인데 비토를 하셔서 조금은 의아하고 또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채널 운영자분들이 위와 같이 매너있게 포워딩 기능을 이용합니다. 그래서 제 컨텐츠가 어떤식으로 확산되는지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해당 채널에서 출처를 보고 제 채널로 넘어오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식으로 투자자들의 이동이 활발합니다.
불펌을 하는 경우(1) -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음
문제는 텔레그램에서 만들어 놓은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채널들입니다. 다른 채널에 올라온 컨텐츠를 자신의 것인냥 복사하여 붙여넣기 하는 채널들이 왕왕 있습니다. 심지어 PDF 조차도 포워드 하여 출처를 남기기가 싫어서 직접 다운로드 받아서 다시 올리는 수고들을 하십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채널을 보는 사람은 컨텐츠의 원작자가 누군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채널로의 소통을 차단하여 자신의 채널에만 이용자를 고이게 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채널을 구독하는 회원들 상대로 무언가 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아니라면 정상적인 포워딩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 채널 운영자 간 매너입니다.
몇몇 채널은 아예 작정하고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른 채널을 일절 소개 하기 싫어하는 게 느껴집니다. 구독자들을 자신의 채널에 가둬두기 위한 일종의 가스라이팅입니다. 왜 그런 행동들을 할까요? 이유는 뻔하죠?
불펌을 하는 경우(2) - 텔레그램 밖에 있던 컨텐츠의 큐레이팅
앞의 경우는 다른 사람이 텔레그램에서 먼저 큐레이팅하거나 창조한 컨텐츠를 출처없이 가져와서 자기 것처럼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2)번의 경우는 텔레그램 밖에 있는 컨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뉴스 링크, 블로그 링크를 거는 것은 크게 문제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뉴스사이트나 블로거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컨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니 좋아하면 좋아할 일이지 나쁘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컨텐츠 중에서 이미지의 일부, 텍스트의 일부만 발췌를 하여 출처를 남기지 않고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특정 개인투자자들이 작성한 글을 자기 생각인 것 처럼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컨텐츠 원작자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이것 역시 텔레그램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컨텐츠의 이미지나 특정한 텍스트를 발췌하여 가져왔다면 원저작자의 이름이나 원저작물이 올려진 위치를 링크로 남겨두는 것은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컨텐츠로 저작권 운운하는 사람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채널도 보았습니다. 채널에 이런 경고문이 있더군요.
"이 채널에 올라오는 모든 자료는 나한테 저작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채널에 있는 어떤 이야기도 다른 곳에 가져가거나 심지어 포워딩도 금지합니다. 이를 어길시 형사고소합니다."
정확한 문구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제가 아주 조금 각색하긴 했지만 대충 이런 느낌의 문구였습니다. 문구가 정말 강렬했습니다. 그래서 컨텐츠를 직접 생산하시는 분인 줄 알았습니다. 어투가 과격하기는 해도 컨텐츠를 직접 생산하시는 분이라면 저런 이야기를 해도 어느 정도 수긍은합니다.
그런데 황당하고 재미있었던 건, 저렇게 '불펌할 시 법적처벌' 어쩌고 써뒀으면서 정작 올리는 컨텐츠는 증권사에서 작성한 리포트, 다른 사람이 작성한 뉴스기사, 다른 사람이 작성한 도표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텔레그램 매너는 물론이고, 저작권에 대해 기본적인 관념도 없는 채널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이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에 살짝 황당함이 섞인 웃음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남의 컨텐츠로 유료장사 하는 사람
사실 증권사나 신문사가 대인배처럼 봐주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개인들이 신문사에서 만든 도표를 돌려보거나 증권사에서 만든 리포트를 돌려봐도 사실상 제재를 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들어가면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그들이 대인배이기에 그냥 개인들이 돌려보도록 놔두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만든 자료도 근본적으로는 마찬가지입니다. 개인투자자가 자기 블로그에 자기의 생각과 계산으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었다면 그 컨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블로거가 갖게 됩니다.
사실 무료로 퍼날라도 문제 삼으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 다들 그냥 말을 안하고 놔두는 것이죠. 그런데 남이 만든 글과 그림과 생각과 컨텐츠를 긁어다가 출처도 남기지 않고 유료로 팔아 먹는 것은 어떤가요?
양심에 털난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었지만 들어오는 제보에 의하면 은근히 꽤 있다고 합니다. 개인투자자가 자기 블로그에 쓴 글을 그대로 불펌해서 출처도 남기지 않고 올리고, 애널리스트들이 힘들여 만든 자료를 긁어다가 올리고.. 그러면서 그걸 회비를 받고 판다고 합니다.
텔레그램 구독 회비를 한달에 3만원이나 5만원 정도 받는다고 치면, 회원이 1000명이면 월 3000에서 5000만원의 수익이 생깁니다. 직장인은 상상도 못하는 어마어마한 수익입니다. 이것은 절도입니다.
회원을 모아서 유료로 무언가 파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남의 컨텐츠를 자신의 것인 것 처럼 가져다가 허락없이 사용하면서 수익까지 창출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궁금증이 있는데, 텔레그램을 돈 주고 보면 뭐가 좀 다르긴 한가요? 제 생각엔 돈주고 볼 가치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미 인터넷 세상에 널린 무료 컨텐츠 만으로도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차고 넘칩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투자 대가들이 쓴 책을 한권 더 사보고, 남는 돈으로는 맛있는 것도 사먹고 그렇게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021년 4월 7일
송종식 드림
コメントを投稿 for "텔레그램 자료 큐레이팅의 매너와 불펌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