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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의 위엄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다 건드릴 수 있음)

게임회사가 앞으로 더욱 빛을 보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특히 MMORPG 게임을 만드는 회사는 앞으로 물 만난 물고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프로그래머라고 다 같은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요즘에는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모바일/웹프로그래머가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원래 웹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머 집단 중 가장 무시당하는 집단이었다. 사실 코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분야가 웹 분야이기도 했다. 물론, 최근에는 웹프로그래밍 분야도 알아야 될 것이 폭 넓게 많아졌고, 오랜기간 실무 경험을 쌓아야만 할 수 있는 업무의 양도 많아졌다. 

게임 프로그래머들은 예나 지금이나 천상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웹개발자 중에서도 천상계에서 노니는 분들이 많다. 두 분야를 비교할 실력이나 자격이 나한테 있는 것도 아니고 각기 다른 일을 하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을 비교하여 깎아 내릴 생각도 없다.

어쨌든 게임 프로그래머들은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게임을 만들 때 프로그래머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이너도 필요하다. 그리고 게임에 들어갈 음악을 만들 사람들도 필요하다. 게임의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나리오 작가와 스토리 작가도 필요하다. 당연히 네트워크와 통신에 대한 고도의 기술도 필요하다.

게임이야 말로 현대 인류 문명이 낳은 기술과 예술의 극강의 경지에 오른 피조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관련분야에 대한 연구와 기술진보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지만 최근에야 급격하게 주목을 받고 있는 AI와 메타버스 같은 분야도 그렇다.

AI가 적용된 리니지2M의 여왕개미보스
<출처 : 네이버 블로거 jinea77님>

게임 회사들은 이미 아주 협소한 부분에서 AI를 곳곳에서 사용해 왔다.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에 나왔다. 이미 그때도 게임 내 유닛들은 아주 작은 인공지능이 적용되어 있었다. 예를들면 맵 어딘가에 이동이나 공격 명령을 내렸을 때, 길을 찾아가는 것도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이라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또 어떤가? 몇몇 기술자와 디자이너들은 현재 네모난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 들떠있다. 웹디자이너나 웹퍼블리셔 직군은 사라지겠지만 적어도 유니티라도 이용해서 세계관이나 UI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은 각광을 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게임회사들은 이미 자신들만의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해 왔고 그 노하우도 아주 오랜기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MMORPG 게임의 리더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는 지금 대학생들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자신들만의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해 운영해오고 있다. 단지 그것을 모니터로 보여주냐 AR/VR 기기로 보여주냐 차이만 있을 뿐이다.

블록체인과 코인은 또 어떤가? 이것도 게임회사들은 아주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다. 아이템과 게임화폐 거래도 물론 블록체인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게임머니를 코인으로 만들어서 업비트 같은데 상장시키면 게임머니와 실제 돈을 아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또, 게임머니의 시세는 실제 화폐에 연동되어 오르락 내리락하니 게임 내 경제활동에 더욱 활력이 붙을 수 있다.

여기서 더욱 기가 막힌 것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데 그 게임머니를 다른 세계관을 가진 다른 온라인 서비스와 연동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리니지의 아덴을 코인화 해서 업비트 같은 거래소에 상장을 시킨다. 그리고 이 아덴을 업비트에서 사서 로블록스나 네이버 같은 곳에서도 모두 통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물론 이종 플랫폼 간 직거래도 가능하다.

리니지에서 열심히 아덴을 벌어서 그 아덴으로 로블록스나 제페토 같은데서 가상의 명품 아이템을 사서 묵혀둔다. 그것이 값이 오르면 되팔아 아덴을 불린다. 불어난 아덴을 업비트 같은 거래소에서 매각하여 실제 현금화 한다. 뭐 이런 식의 돈벌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이게 덕후들 몇명 선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범용적으로 클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곧바로 쿠팡이나 마켓컬리에서 맛있는 음식을 결제할 수 있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오프라인 세상에 달러가 있다면 온라인 세상을 평정할 공통의 화폐가 하나쯤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 눈여겨 보고 있는 곳은 거대한 자체 플랫폼과 경제 생태계를 갖고 있는 페이스북과 구글 그리고 아마존과 애플, 그리고 엔씨소프트와 같은 게임회사 그리고 네이버와 같은 로컬 포털들, 로블록스와 같은 서비스들이다.

비트코인이 저토록 올랐던 이유도 온라인의 모든 서비스에서 통용될 온라인용 달러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게 된다면 비트코인의 밸류에이션을 미국의 달러화에 대비해서 계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너무나 많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달러는 미국의 군사력이 뒷받침 되는 화폐이고 미국 정부가 지급보증을 한다. 그것 뿐 아니라 비트코인은 아무리 쪼개서 거래가 된다고 해도 전 세계 온라인의 통용 화폐가 되기에는 수량이 너무 적고 트랜젝션 처리 속도도 느리다. 비자카드가 1초당 27,000회의 결제를 처리하는 반면에 비트코인은 초당 10개의 거래를 처리하지 못한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다. 어쨌든 게임회사는 많은 것들을 실험할 수 있고, 구현할 수 있다. 자동차 회사는 목숨을 내놓고 자율주행 시험을 해야 하지만 게임 회사는 목숨을 안 걸어도 이런저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다. 게임회사는 다가 올 세상을 대비하기에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웹2.0 패러다임 때도 그랬지만 AI, 메타버스, 블록체인과 같은 개념은 완전히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개념이고 그것을 아주 조금 변형하고 자본이 붙어주면 하나의 패러다임이 되는 것이다. 게임회사, 특히 MMORPG 게임을 통해서 자체적인 세계관과 이미 잘 작동하는 시장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다가오는 미래에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게임회사의 위엄이다. 게임회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게임회사 캔 두 애니띵이다. 게임회사는 단기 신작 모멘텀 따먹기 뿐 아니라, 조금 긴 안목을 갖고 게임 회사들의 근본적인 펀더멘털을 뜯어 볼 필요와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2021년 7월 8일
송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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